소리를 꽥꽥 질렀다. 오리가 된 것 같다. 웬만한 자리에서 한참을 떠들어도 목이 아프거나 하지는 않는데 고작 몇 번 꽥꽥거렸다고 벌써부터 목이 저린다. 소리를 지르고 나면 자괴감이 찾아오는 게 더 좋지 않다. 무기력해진다. 오죽하면, 아무리 우울하고 슬퍼도 아니 오히려 그러면 그럴수록 더 빨라지곤 하던 손가락이 지금 타자를 치는데 이토록 느리게 움직이겠는가 말이다.
이번의 PMS는 짧았지만 그만큼 더 무시무시했다. 원래는 한 일주일 정도 자신도 왜 짜증이 나는지 모를 정도로 야금야금 기분이 나빠지다가 폭발 직전에 달거리가 시작되고, 나쁜 기분이 그 통증으로 치환되면서 끝난다. 이번은 달랐다. 장염에서 좀 회복되자마자 감정이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던 상태의 그것으로 치달아갔다. 하루에 몇 번씩 울었는지 모르겠다. 원래라면 무언가 나쁜 기억이나 생각에 사로잡히는 게 원인이자 결과라 그걸 풀면 어떻게든 해결이 되는데 이번엔 뭔가에 사로잡히고 말고도 없었다. 내 주변의 모든 것과 내 안에 있는 모든 것이 전부, 전부 다, 그랬다.
그래도 PMS의 P는 괜히 있는 게 아니니까 일단 시작되면 괜찮아지겠지 했는데 또 그렇지도 않다. 원래는 울어도 눈이 잘 붉어지지 않는 편인데 이번엔 단기간에 얼마나 울어댔는지 아침부터 저녁까지 사라진 흰자위가 돌아오질 않는다. 당연히 눈이 피곤한데- 지금 모니터를 보고 있는 눈도 피곤한데 너무 우울해서 잠도 못 자겠다. 그리고 내 몸은 예외따위 없다고 공언하듯이 명명백백한 생리통의 징후를 보이고 있고... 아, 이번에도 심하게 아플 것 같다. 약을 미리 먹어둘까 싶은데 물도 안 넘어가. 사춘기 소녀마냥 뭐가 얼마나 어떻게 어떤지도 모르겠는데 무작정 슬퍼서 눈물부터 난다. P, P는 뭐하는 거야... ㅠ_ㅠ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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